4분기 실적은 왜 따로 계산해야 하나
분기 실적을 순서대로 보려고 DART에서 보고서를 받으면 이상한 점이 생깁니다. 1~3분기는 그 분기 숫자가 나오는데, 4분기 보고서가 없습니다.
사업보고서는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 적힌 숫자는 4분기가 아니라 1년치 전체입니다.
보고서 구조
한국 상장사가 내는 정기보고서는 네 가지입니다.
| 보고서 | 코드 | 담긴 기간 |
|---|---|---|
| 1분기보고서 | 11013 | 1~3월 |
| 반기보고서 | 11012 | 1~6월 (누적) |
| 3분기보고서 | 11014 | 1~9월 (누적) |
| 사업보고서 | 11011 | 1~12월 (연간) |
손익 항목은 대부분 누적으로 적힙니다. 반기보고서의 매출은 2분기 매출이 아니라 상반기 합계입니다.
그래서 단일 분기 숫자를 얻으려면 빼야 합니다.
1Q = 1분기보고서
2Q = 반기 − 1분기
3Q = 3분기누적 − 반기
4Q = 사업보고서 − 3분기누적
4분기는 별도 보고서가 없어서 반드시 이 계산을 거쳐야 합니다.
건너뛰면 생기는 일
이 계산을 안 하고 사업보고서 값을 그대로 “4분기”로 쓰면, 그 분기만 1년치 크기가 됩니다.
TTM EPS가 부풀려집니다
최근 4개 분기 EPS를 더할 때 4분기 자리에 연간 값이 들어가면 합계가 크게 부풀려집니다.
정상: 1,800 + 1,050 + 390 + 3,340 = 6,580원
잘못: 1,800 + 1,050 + 390 + 6,580 = 9,820원
PER이 낮게 나옵니다
TTM EPS가 부풀려지면 PER은 그만큼 낮아집니다. 위 예에서 주가 200,000원이면 30.4배가 아니라 20.4배로 나옵니다. 저평가로 보입니다.
PER 밴드 전체가 틀어집니다
과거 시점의 TTM EPS를 계산할 때도 같은 문제가 생기니, 밴드의 하단·평균·상단이 모두 낮은 쪽으로 밀립니다. 그러면 역산 결과도 함께 틀어집니다.
한 군데의 계산 누락이 밸류에이션 전체를 오염시키는 구조입니다.
계산할 때 주의할 것
전부 빼면 안 된다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 항목은 누적이라 빼야 합니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여기 해당합니다.
재무상태표 항목은 시점 값이라 빼면 안 됩니다. 자산, 부채, 자본, 매출채권 잔액은 그 시점의 잔고이므로 그대로 씁니다.
빼야 함: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영업CF
빼면 안 됨: 총자산 · 부채 · 자본 · 매출채권 잔액 · 재고 잔액
정정공시를 골라내야 한다
같은 분기에 대해 보고서가 여러 번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정을 냈기 때문입니다. 접수일이 가장 최근인 것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려야 합니다. 안 그러면 같은 분기가 중복 집계됩니다.
EPS는 그냥 빼면 안 된다
EPS는 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값이라, 주식 수가 바뀌면 단순 뺄셈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유상증자나 무상증자가 있었다면 특히 그렇습니다.
안전한 방법은 순이익을 먼저 단일 분기로 만든 뒤, 그 분기의 주식 수로 나누는 것입니다.
4Q 순이익 = 연간 순이익 − 3분기 누적 순이익
4Q EPS = 4Q 순이익 ÷ 해당 시점 주식 수
결과가 음수일 수 있다
4분기에 대손충당금을 크게 잡거나 자산을 상각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연말에 한 번에 털어내는 관행 때문입니다. 그래서 역산한 4분기가 적자로 나오는 것이 드물지 않습니다. 계산이 틀린 게 아닙니다.
연결과 별도를 섞지 말 것
같은 기업이 연결재무제표와 별도재무제표를 함께 냅니다. 분기마다 다른 기준을 섞으면 뺄셈 결과가 엉뚱해집니다. 하나로 통일하세요.
왜 이걸 다들 안 하나
증권정보 사이트는 이미 처리된 값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직접 볼 일이 없습니다.
문제는 직접 계산하고 싶을 때입니다. 특정 지표를 만들거나, 기준을 바꿔 보거나, 자동화하려면 원본 공시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그 순간 이 문제를 만납니다.
그리고 이 계산은 조용히 틀립니다. 에러가 안 나고, 숫자는 그럴듯하게 나오고, PER은 낮게 나와서 오히려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틀렸다는 걸 알아차릴 계기가 없다는 게 이 문제의 가장 나쁜 점입니다.
정리
4분기 실적은 공시에 따로 없습니다. 연간에서 3분기 누적을 빼야 나옵니다.
이 한 단계를 건너뛰면 TTM EPS → PER → PER 밴드 → 역산까지 연쇄적으로 틀어집니다. 재무 데이터를 직접 다룰 생각이라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지점입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예시로 든 수치는 계산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실제 종목과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