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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미국 조선 진출 — 필리조선소와 닫혀 있던 시장의 문

2026-09-04 게시

한화오션의 미국 조선소 인수와 함정 정비 진출이 무엇을 여는지, 무엇이 비용인지

목차
  1. 무슨 일이 있었나
  2. 무슨 뜻인가
  3. 무엇을 봐야 하나

무슨 일이 있었나

조선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자회사 한화오션을 통해 하는 사업이다. 미국 조선 시장은 오랫동안 외국 조선사에 닫혀 있었다. 미국 안에서 항구와 항구 사이를 오가는 배는 미국에서 건조한 선박만 쓸 수 있다는 존스법(Jones Act) 때문이고, 미 해군 함정의 정비·건조도 자국 조선소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한화는 그 시장에 현지 거점으로 들어갔다. 한화오션은 2023년 미주 진출을 위해 미국 지주회사(Hanwha Ocean USA Holdings)를 세우고 네 차례에 걸쳐 출자했다(2024년 3월 약 1억 3,510만 달러, 6월 2억 6,500만 달러, 2025년 2월 1억 630만 달러, 11월 3억 4,100만 달러). 2024년 12월에는 미국 종속회사를 통해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 지분을 인수해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사업보고서상 한화오션의 미국 종속회사가 보유한 필리조선소 지분은 40%로 기재돼 있다.

이어 미국 정부·해군 일감으로 이어졌다. 필리조선소 인수 뒤 한화오션은 미 해군 군수지원함의 정비(MRO, 유지·보수·정비)를 수주했다고 보도됐고, 미국의 자국 조선업 재건 기조(이른바 MASGA) 속에 미 국방부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함정 MRO의 구체 계약 규모와 반복 여부는 계약 주체인 한화오션의 개별 공시로 확인이 필요하다.

무슨 뜻인가

미국 조선 진출은 두 방향으로 읽힌다.

한쪽은 닫혀 있던 문이 열린다는 점이다. 존스법이 지키는 미국 내 상선 시장, 그리고 미 해군의 함정 정비·건조는 외국 조선사가 직접 들어가기 어려웠던 큰 시장이다. 현지 조선소를 가지면 그 일감에 입찰할 자격이 생긴다. 미국이 자국 조선업을 되살리려는 정책을 이어가면, 한국 조선사 가운데 현지 거점을 먼저 확보한 쪽이 그 수요를 받을 자리에 선다.

다른 한쪽은 비용과 불확실성이다. 미국 조선소는 인건비와 생산성, 노조 여건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진출에는 위에서 본 것처럼 대규모 출자와 대여가 먼저 나가고(회사는 이와 별도로 관련 미주 사업에 수천억원대의 계약과 주주대여금도 집행했다), 그 돈의 회수는 앞으로의 수주 실적에 달려 있다. 게다가 미국 조선·해운을 둘러싼 통상·정책은 정권과 규제(USTR 등)에 따라 흔들려, 수요 자체가 정책 변수에 붙는다.

무엇을 보면 어느 쪽인지 가늠할 수 있다. 필리조선소가 실제로 상선·함정 일감을 얼마나 따내는지, 함정 MRO가 일회성인지 반복되는 매출인지, 그리고 미주 법인에 추가로 들어가는 출자·대여가 얼마나 되는지다.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필리조선소의 수주다. 인수한 거점이 상선과 미 해군 일감을 실제로 확보하는지가 진출의 성패를 가른다.

둘째, 함정 MRO의 성격이다. 정비 일감이 한 번으로 끝나는 계약인지, 여러 척으로 이어지는 반복 매출인지에 따라 사업의 무게가 달라진다.

셋째, 미주 사업에 들어가는 현금이다. 네 차례 출자와 대여에서 보듯 진출에는 선투자가 계속 필요하다. 추가 출자·대여의 규모와, 그것이 언제 수주로 회수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이 사업의 실적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결에 잡히지만 한화오션 지분이 34.71%인 만큼, 지배주주에게 돌아오는 몫은 그 지분율만큼이라는 점도 함께 기억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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