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GAP가격에 반영된 기대를 읽다
← 기록NOTE

HD현대중공업의 미국 조선 협력과 방산 수출 — 지금 어디까지 왔나

2026-09-08 게시

헌팅턴 잉걸스 기술협력, 미 국방부 정보요청, 2026 특수선 수주 파이프라인이 각각 어느 단계인지

목차
  1. 무슨 일이 있었나
  2. 무슨 뜻인가
  3. 무엇을 봐야 하나

무슨 일이 있었나

HD현대중공업은 상선을 짓는 조선소이자, 해군·해경이 쓰는 군함을 만드는 방산 기업이기도 하다. 2025년 이후 이 회사의 방산·특수선을 둘러싼 이야기는 두 방향에서 동시에 굴러가고 있다. 하나는 미국과의 조선 협력이다. 미국은 자국 조선업의 노후화를 배경으로 동맹국 조선소의 기술과 생산성을 끌어들이려는 이른바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기조를 내걸었고, HD현대는 미국 최대 군함 조선소를 운영하는 헌팅턴 잉걸스(HII)와 손을 잡았다. 2025년 미국 해양방산 전시회(SAS)에서 협력의향서(MOU)를 맺었고, 2026년 8월 5일에는 HD현대의 ‘지능형 용접 시스템’(작업 대상과 조건을 자동 인식해 용접 위치를 실시간 보정하는 자동화 기술)을 잉걸스 조선소에 도입하는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또 다른 방향은 함정 수출이다. 회사는 2026년 특수선 수주 목표를 30억 달러 이상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조선 부문 전체 목표의 20%를 넘고 2025년 특수선 수주(약 10억 달러 규모)의 세 배에 해당하는 눈높이다. 파이프라인으로는 필리핀 호위함, 태국 후속 호위함, 에스토니아 초계함(OPV), 페루 잠수함, 쇄빙선 등이 거론되며, 회사는 필리핀 후속 사업과 페루 잠수함을 3·4분기 수주 목표로 잡고 있다.

무슨 뜻인가

여기서 갈라 봐야 할 것은 ’협력’과 ’수출’이라는 두 축이 각각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느냐다. 미국과의 기술 협력부터 보면, 현재 확인되는 형태는 HD현대가 미국 함정을 직접 짓는 것이 아니라 잉걸스 조선소에 자동화 기술을 전수하고 생산성을 높여 주는 ‘기술 제공’ 관계다. 군함 건조 자체는 잉걸스가 맡는다. 같은 마스가 흐름 안에서도 경쟁사인 한화가 미국 조선소를 직접 인수해 현지에서 배를 짓는 길을 택한 것과는 참여 방식이 다르다. 이 차이는 돈이 어디로 귀속되는지를 가른다 — 조선소를 소유하면 건조 매출과 손익이 그 법인에 잡히지만, 기술을 제공하면 장비·라이선스·용역 형태의 수익에 가깝고 규모와 지속성의 성격이 다르다.

함정 수출 축도 단계를 나눠 읽어야 한다. 미 국방부는 HD현대중공업에 구축함과 군수지원함의 대략적인 가격·건조 규모·납기에 관한 정보를 요청했고, 회사는 이를 미국이 한국에서의 함정 건조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기초 조사로 파악해 자료를 냈다. 이는 발주나 계약이 아니라 정보 수집 단계다. 해외 수주 목표 역시 회사가 제시한 목표이자 파이프라인이지, 확정된 계약은 아니다(2025년 12월 호위함 2척 수주처럼 이미 확정된 건과는 구분된다). 방산 수출은 정부 간 협상·예산·현지 정치 일정에 크게 좌우되어, 목표 시점이 뒤로 밀리는 일이 잦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함정 사업은 중동 정세 여파로 내년 이후로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고 회사 스스로 언급했다.

정리하면 이 국면은 두 갈래로 읽을 재료가 함께 놓여 있다. 한쪽 갈래에서는 기술 협력이 정식 계약과 반복 수주로, 정보 요청이 실제 발주로, 파이프라인이 수주 실적으로 전환되며 방산이 새 성장축으로 자리 잡는 그림이 그려진다. 다른 쪽 갈래에서는 MOU와 시범사업, 정보 제출, 수주 ’목표’가 구속력 있는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홍보성 단계에 머무는 그림도 가능하다. 어느 쪽인지는 각 항목이 ’의향’에서 ’계약’으로 넘어가는지를 봐야 안다.

무엇을 봐야 하나

가를 관찰점은 단계 전환이다. 기술 협력에서는 잉걸스와의 시범사업이 정식·유상 계약으로 확대되는지, 그리고 그 수익이 어떤 형태(장비 공급·라이선스·용역)로 회사 실적에 잡히는지를 본다. 함정 수출에서는 미 국방부의 정보 요청이 실제 입찰·발주로 넘어가는지, 필리핀·페루 등 3·4분기 목표가 계약 체결로 확정되는지, 그리고 연간 30억 달러 목표의 달성률이 얼마인지를 분기마다 확인한다. 방산은 수주(계약)와 매출(진행기준 인식) 사이에 수년의 시차가 있으므로, ’수주 목표 제시’와 ‘수주 확정’, ’매출 반영’을 같은 줄에 놓지 않는 것이 이 국면을 오독하지 않는 요령이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