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선 매출은 늘었는데 이익은 줄었다 — HD현대중공업 2026년 2분기
방산 매출이 32.7% 늘고도 영업이익이 33% 감소한 이유, '공사 믹스'와 진행기준
무슨 일이 있었나
HD현대중공업은 상선과 함께 해군·해경용 군함(특수선)을 짓는 회사다. 방산 수출이 이 회사의 새 성장 이야기로 자주 오르내리는데, 2026년 2분기 실적발표(7월 29일 컨퍼런스콜)에서는 그 방향과 얼핏 어긋나 보이는 숫자가 나왔다. 회사가 밝힌 특수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7% 늘었지만(전분기 대비로도 6.8% 증가), 같은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다(전분기 대비로는 48% 감소). 매출은 뚜렷이 커졌는데 이익은 그만큼, 오히려 더 크게 빠진 것이다. 회사는 그 이유로 “건조 중인 함정의 공사별 수익성 차이 등 ‘공사 믹스’ 영향”을 들었다.
무슨 뜻인가
이 괴리를 이해하려면 조선업이 매출을 잡는 방식을 먼저 봐야 한다. 배는 수주에서 인도까지 2~3년이 걸리는 장기 계약이고, 회사는 그 기간에 실제 투입된 원가 비율만큼 매출을 나눠 인식한다(진행기준). 즉 어느 분기의 매출은 그 분기에 ‘판’ 금액이 아니라, 그 시점에 동시에 돌아가는 여러 함정 공사들에서 진행된 몫을 합친 값이다. 그래서 어떤 공사들이 지금 한창 진행 중이냐에 따라 매출의 크기와 이익률이 함께 결정된다.
’공사 믹스’란 바로 이 조합을 가리킨다. 함정은 종류와 계약 조건에 따라 수익성이 제각각이다. 마진이 낮은 계약(초기 물량, 저가에 따 놓은 건, 특수 사양이 많아 원가가 큰 건)이 지금 공정의 큰 비중을 차지하면, 매출은 늘어도 그 매출에 붙는 이익률은 낮아진다. 반대로 마진이 높은 공사가 진행의 중심에 오는 국면에서는 같은 매출에서도 이익이 더 많이 남는다. 2분기의 숫자는 전자에 가까운 조합이었다는 뜻으로 회사는 설명한 셈이다.
여기서 재료는 두 갈래로 열린다. 한 갈래에서는, 지금의 낮은 이익률이 특정 저마진 공사가 몰린 일시적 조합의 결과이고, 마진이 높은 후속 물량(예컨대 잠수함이나 고사양 함정)이 진행의 중심에 들어오면 이익률이 다시 올라오는 흐름으로 읽을 수 있다. 다른 갈래에서는, 방산 수주를 빠르게 늘리는 과정에서 저마진 계약을 감수한 물량이 여러 분기에 걸쳐 진행되며 이익률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는 흐름도 가능하다. 어느 쪽인지는 ’매출이 얼마나 늘었나’가 아니라 ’어떤 마진의 공사가 언제 진행되느냐’를 따라가야 보인다. 매출 성장률과 이익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가정을 이 부문에 그대로 대면, 방향을 놓치기 쉽다.
무엇을 봐야 하나
추적할 변수는 특수선 부문의 ‘이익률’ 자체다. 매출 증가율이 아니라 분기별 영업이익률의 추이를 보고, 그것이 회사가 말한 공사 믹스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확인한다. 구체적으로는, 고마진으로 알려진 수출 함정·잠수함 물량이 실제 매출로 인식되기 시작하는 시점, 저마진 공사가 마무리되며 조합에서 빠지는 시점을 분기 실적에서 짚는다. 방산은 이 사이트의 자동 지표(부문별 실적)에도 별도로 잡히지 않고 회사가 실적발표에서 구두로 밝힐 때만 드러나므로, 매 분기 발표에서 특수선 매출과 이익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이 국면을 읽는 유일한 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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