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SP–예스티 고압 어닐링 특허분쟁, 2026년 상반기 판단들
특허법원의 '특허 유효·비침해' 판결, 특허심판원의 다른 특허 무효 심결, 그리고 공시로 확인되는 것과 안 되는 것
무슨 일이 있었나
HPSP는 반도체 전공정에서 쓰이는 고압 수소 어닐링(High Pressure Annealing, 높은 압력의 수소로 웨이퍼 계면 결함을 치유하는 열처리) 장비를 만드는 회사로, 사업보고서에 “경쟁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적어 왔다. 이 장비 기술을 두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예스티와 여러 건의 특허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출발점은 HPSP가 2023년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낸 특허침해 소송이다.
HPSP 공시로 확인되는 것은 사건 수다. 2025년 말 기준 “7건의 특허 사건(소송, 심판)이 계류 중이고 피고로 계류된 사건은 없다”고 했고, 2026년 6월 말에는 계류 사건이 3건으로 줄었다. 회사는 두 시점 모두 결과가 재무상태에 중요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개별 사건의 내용과 결과는 공시에 나오지 않는다.
개별 판단은 보도로 확인된다. 2026년 5월 28일 특허심판원은 예스티가 청구한 무효심판에서 HPSP의 등록특허 제0766303호(‘고압가스 열처리를 위한 방법 및 장치’)의 청구항 대부분을 무효로 판단했고, HPSP는 불복했다고 보도됐다. 6월 18일에는 특허법원이 HPSP의 등록특허 제1553027호(‘반도체 기판 처리용 챔버 개폐장치’)를 둘러싼 세 건의 소송을 모두 기각해, 특허심판원 판단대로 해당 특허는 유효하되 예스티 장비는 그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비침해)는 결론을 유지했다고 보도됐다. 서울중앙지법의 침해소송은 계속 중이다.
왜 그런가 / 무슨 뜻인가
두 판단은 방향이 다르다. HPSP 쪽에서 보면 핵심으로 꼽힌 특허의 유효성은 특허법원에서도 인정됐다. 예스티 쪽에서 보면 그 특허가 자사 장비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았고, 다른 특허 하나는 무효 판단을 받았다. 특허의 효력 자체와 특정 경쟁 장비에 대한 효력은 별개로 판단된다는 점이 이 분쟁을 읽는 열쇠다.
HPSP 반기보고서의 특허 목록에는 무효 판단을 받은 특허와 같은 명칭의 국내 특허(2007년 등록)가 있고, 만료일이 2026년 5월 30일로 적혀 있다. 목록에 등록번호는 없어 동일 특허인지는 공시만으로 확정할 수 없지만, 같은 목록에서 20062008년 출원된 초기 특허 여러 건의 만료일이 20262028년에 몰려 있는 것은 확인된다. 분쟁 결과와 별개로 초기 특허의 보호 기간이 끝나 가는 국면이라는 뜻이다.
경쟁 구도는 공시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보도는 예스티가 2025년 말 고압 어닐링 시장에 진입해 2026년 3월 첫 장비를 출하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예스티의 2026년 공급계약 공시(상대방 삼성전자)의 품목명은 ‘네오콘’, ‘가압큐어’, ‘퍼니스·칠러’ 등으로 적혀 있고, 반기보고서도 제품을 ’반도체장비’로만 분류해 고압 어닐링 장비 매출을 따로 드러내지 않는다. 한편 HPSP는 2025년 국내 장비 매출이 0원이었다가 2026년 상반기 104억원이 잡혔다. 두 회사 모두 고객·품목별 수주를 공개하지 않아, 경쟁 장비의 진입이 HPSP 수주에 영향을 줬는지 여부는 어느 쪽 공시로도 확인되지 않는다.
무엇을 봐야 하나
특허법원 판결과 특허심판원 심결에 대한 상고·불복의 결과, 그리고 서울중앙지법 침해소송의 1심 판단이 다음 분기점이다. HPSP 정기보고서의 계류 사건 수 변화와 우발부채 문구가 바뀌는지로 진행을 확인할 수 있다. 예스티가 고압 어닐링 장비를 명시한 공급계약이나 제품별 매출을 공시하는지, HPSP의 국내 장비 매출과 주요 고객 구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경쟁 구도를 가늠할 관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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