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 매출 지도 변화 — 중국 85%에서 31%로, 1분기 적자와 2분기 흑자 전환
2024년 매출의 85%였던 중국이 2026년 상반기 31%로 줄고 국내가 그 자리를 채운 과정, 그리고 그 사이의 실적과 신용등급
무슨 일이 있었나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웨이퍼에 얇은 막을 입히는 증착 장비를 만드는 회사다. 매출의 대부분이 DRAM용 ALD(원자층증착) 장비에서 나오고, 매출 10% 이상 고객 두 곳(A사·B사, 익명)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다.
2년 사이 이 회사의 매출 지도가 뒤집혔다. 지역별 매출 중 중국 비중은 2024년 3,464억 원(연결 매출의 85%), 2025년 1,997억 원(64%), 2026년 상반기 358억 원(31%)이었다. 2026년 2분기만 보면 84억 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520억 원)의 6분의 1이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599억 원, 1,098억 원, 785억 원이었고, 2026년 상반기에는 국내가 중국의 두 배를 넘었다(2025 사업보고서 연결주석 6, 2026 반기보고서 연결주석 5).
지역 구분 기준에 주의해야 한다. 회사는 지역을 고객사 국적이 아니라 “고객사의 투자 위치”로 나눈다. 여기서 중국 매출은 중국 기업 매출이 아니라 중국에 설치된 장비의 매출이다.
고객 두 곳의 엇갈린 흐름
고객별 공시에서도 같은 변화가 보인다. B사 매출은 2024년 2,060억 원, 2025년 1,152억 원, 2026년 상반기 254억 원이었다. 2026년 2분기에는 17억 원에 그쳤다. A사 매출은 같은 기간 1,307억 원, 1,469억 원, 737억 원으로 비교적 유지됐다. 2026년 2분기에는 451억 원으로 분기 매출(599억 원)의 75%를 차지했다(연결주석 5·6).
회사는 A사·B사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다. 중국 매출 급감과 B사 매출 급감은 시기와 방향이 겹친다. 그러나 두 숫자가 같은 고객을 가리킨다는 기재는 공시에 없다. 중국 매출이 왜 줄었는지도 회사는 설명하지 않았다. 사업보고서는 업계 환경으로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 심화”를 들 뿐이다.
그 사이의 실적
매출은 2024년 4,094억 원에서 2025년 3,107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972억 원에서 313억 원으로 줄었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549억 원, 영업손실 70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매출 599억 원, 영업이익 14억 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잠정실적 공시).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이 전년보다 42.5% 줄었고, 영업손실은 56억 원이다.
매출보다 이익이 크게 흔들린 것은 연구개발비 때문이다. 회사는 연구개발비를 전액 비용으로 처리한다. 2026년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453억 원으로 매출의 39%였다(반기보고서 II-6). 신용평가도 움직였다. 나이스디앤비와 이크레더블은 2025년 A-였던 기업신용등급을 2026년 4월 정기평가에서 모두 BBB+로 낮췄다(반기보고서 I-1).
무슨 뜻인가
이 변화는 두 방향으로 읽힌다. 한쪽에서 보면, 한 지역에 쏠렸던 매출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면서 공백이 일부 메워졌다. 2분기에는 국내 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한국 시장에 대해 HBM(고대역폭메모리)을 포함한 첨단 메모리 투자 확대가 장비 수요를 이끌 것이라는 업계 전망을 인용했다(II-7). 국내 고객의 투자가 이어지면 중국 공백을 메우는 경로가 된다.
다른 쪽에서 보면, 고객 집중은 줄지 않고 대상만 바뀌었다. 2분기 매출의 4분의 3이 A사 한 곳에서 나왔다. 두 고객에 나눠 걸려 있던 매출이 사실상 한 고객에 걸리게 됐다. 중국 매출이 다시 늘어날지는 규제 환경과 중국 고객의 투자에 달려 있는데, 회사는 이에 대한 설명을 공시하지 않는다. 연구개발비가 매출의 40% 가까이 되는 구조에서, 매출이 한 분기만 줄어도 영업손실로 이어진다는 점도 1분기 실적에서 확인된다.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분기별 지역 매출에서 중국 매출이 바닥을 다지는지, 더 줄어드는지다. 연결주석 영업부문의 ‘3개월’ 열을 보면 분기 흐름이 나온다. 둘째, A사와 B사의 분기 매출이다. B사 매출이 회복되는지, A사 비중이 계속 커지는지가 고객 집중의 방향을 보여 준다.
셋째, 수주잔고와 지역 매출의 관계다. 2026년 6월 말 수주잔고는 2,336억 원으로 3월 말(747억 원)의 3배가 됐다. 이 주문이 인도되면서 어느 지역 매출로 잡히는지가 새 수요의 출처를 사후에 보여 준다. 넷째, 연구개발비 규모다. 회사가 매출 회복 전에 연구개발비를 줄이는지, 유지하는지에 따라 같은 매출에서도 영업이익이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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