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GAP가격에 반영된 기대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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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E&A 2026년 중동 수주 — 금액 칸을 비운 공시들이 말하는 것

2026-10-07 게시

2026년 2~9월 중동 수주 공시 4건이 무엇을 공개하고 무엇을 비웠는지, 그 빈칸이 숫자 읽기를 어떻게 바꾸는지

목차
  1. 무슨 일이 있었나
  2. 무슨 뜻인가
  3. 무엇을 봐야 하나

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E&A는 정유·석유화학·가스 공장과 반도체 공장, 수처리 설비 등을 설계부터 시공까지 맡아 짓는 플랜트 회사다. 2026년 반기 매출의 절반 이상(55.6%)이 중동 및 기타 지역에서 나왔고, 사우디 아람코 한 곳이 2026년 반기 매출의 32.2%를 차지했다.

2026년 들어 이 회사가 중동 관련으로 낸 수주 공시는 넷이다. 넷 가운데 셋은 발주처 이름과 계약금액 같은 핵심 칸을 비운 채 나왔다.

공시일 무엇 공개된 것 비운 것 유보기한
2026-02-26 화공플랜트 낙찰통지서(LOA) 수령 약 24억 달러, 해외 사업주, 최근 매출액의 2.5% 이상 발주처명, 프로젝트명, 계약금액, 계약기간 05-31 → 07-29 → 10-30
2026-07-01 중동 수처리 프로젝트 공사 계약 본사분 2억4,706만 달러(3,808억원), 해외법인분 약 5.4억 달러, 전체 약 7.9억 달러 계약명, 계약상대, 계약기간 09-30 → 11-30
2026-07-01 중동 수처리 시설 운영·유지보수(O&M) 계약 2030~2050년 약 20년, 매출액의 2.5% 이상 계약금액을 포함해 사실상 전부 09-30 → 11-30
2026-09-11 SAN 7 Complex Project (사우디) 계약상대 SABIC Agri-Nutrients, 암모니아 일 3,500톤·요소비료 일 7,700톤 시설, 2026-10-12 ~ 2030-12-11 없음 —

SAN 7은 금액 구성이 따로 적혀 있다. 공시의 계약금액 칸은 본사 계약분 18억5,413만 달러(2조4,866억원)이고, 사우디 법인 계약분 약 60.4억 리얄(약 16.1억 달러, 약 2.2조원)을 합친 전체 계약은 약 35억 달러(약 4.7조원)라고 기타 사항에 밝혔다.

같은 시기 반기보고서 수주상세 목록에는 위 공시와 별도로 2026년 수주한 중동 건이 둘 올라 있다. QatarEnergy의 카타르 RLP 2(2026년 3월, ‘RLP 2 Project’ 2조325억원과 ‘Consolidation (RLP 2)’ 1,695억원 두 줄)와 Almar Water Solution의 사우디 Zuluf 수처리(2026년 1월, 1조2,171억원)다. RLP 2에 대응하는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는 회사의 2025~2026년 공시 목록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2월의 24억 달러 LOA가 이 건과 같은 프로젝트인지도 공시로는 알 수 없다.

무슨 뜻인가

비운 칸은 ’아직 없는 수주’가 아니다

유보는 발주처의 비밀유지 요청에 따른 것이고, 회사는 계약 자체는 체결했거나 낙찰을 통지받았다고 공시했다. 독자가 아는 것은 규모의 하한(매출액의 2.5% 이상)과 대략의 크기(24억 달러, 7.9억 달러)뿐이다. 유보기한이 다가오면 회사는 정정공시로 기한을 늘릴 수 있고, 2월 LOA는 실제로 두 번 늘었다.

비교 대상이 있다. 2024년 12월 말레이시아 Phoenix Biorefinery LOA를 받았을 때 회사는 발주처(Enilive·Petronas·Euglena 합작), 금액(약 9.55억 달러), 기간(44개월)을 모두 적고 계약 체결 예상 시점(2025년 1월)까지 밝혔다. 실제 계약 공시는 한 달 뒤 나왔다. 2026년 2월 LOA는 같은 종류의 공시인데 7개월이 지나도록 발주처와 계약금액이 비어 있다. 회사는 유보 사유를 발주처와의 비밀유지 협의로 밝히고 있어, 이 차이만으로 프로젝트의 진행 상태를 판단할 근거는 없다.

금액 칸에는 본사분만 들어간다

SAN 7의 계약금액 칸 2조4,866억원은 전체 계약의 약 53%다. 나머지는 사우디 현지법인이 직접 맺은 계약이다. 7월 수처리 프로젝트도 본사분은 전체 약 7.9억 달러 중 2.47억 달러뿐이다.

이 구조는 실적에도 같은 흔적을 남긴다. 2026년 반기 화공 부문 매출은 연결 기준 2조2,024억원인데 본사 별도 기준은 4,465억원이다. 공시의 금액 칸이나 ’매출액 대비 비율’만 보고 규모를 가늠하면, 현지법인을 끼고 수행하는 중동 프로젝트를 실제보다 작게 읽게 된다.

잔고는 늘었고, 무엇으로 늘었는지는 나눠지지 않는다

계약 전체를 담은 수주잔고(주석의 ‘나머지 수행의무에 배분된 거래가격’)는 2025년 말 16조4,645억원에서 2026년 6월 말 20조6,684억원으로 4조2,039억원 늘었다. 같은 반기 매출 4조8,767억원을 더하면, 상반기에 신규 수주·계약 변경·환율 효과로 잔고에 들어온 금액은 산술상 약 9조원이다. 회사는 이 금액을 신규 수주와 기존 계약 증액으로 나눠 공시하지 않는다. 9월의 SAN 7은 이 숫자에 아직 들어 있지 않다.

두 갈래

잔고가 커진다는 것은 앞으로 몇 년간 공사 진행에 따라 풀려 나올 매출의 저장고가 커진다는 뜻이다. 화공 부문은 2026년 반기 영업이익률이 11.1%로 세 부문 중 가장 높았고, 중동 대형 화공 프로젝트를 반복 수행해 온 이력이 있다. 이 경로에서는 새로 들어온 대형 건들이 예정된 원가 안에서 진행되는지가 관건이 된다.

반대 방향의 재료도 같은 사실에서 나온다. 수주가 소수의 초대형 건에 몰리면 한 건의 원가 이탈이 전사 이익을 흔드는 폭이 커진다. SAN 7과 기존 Fadhili 가스(사우디 아람코)가 모두 사우디이고, 매출 10% 이상 고객 표에는 이미 아람코가 32.2%로 올라 있다. 진행기준 회계에서는 착공 초기에 진행률이 낮아 매출이 적게 잡히고, 원가 추정의 정확성은 공사가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숫자로 드러난다. SAN 7의 계약기간은 2026년 10월에 시작한다.

무엇을 봐야 하나

2026년 10월 30일, 24억 달러 LOA의 유보기한. 발주처와 금액이 재공시되는지, 기한이 다시 늘어나는지. 재공시되면 RLP 2를 비롯한 반기보고서 수주상세 목록의 어느 건과 겹치는지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2026년 11월 30일, 중동 수처리 2건의 유보기한. 특히 O&M 계약은 금액이 아예 공개되지 않았다. 20년짜리 운영 계약의 연간 규모가 드러나야 공사 매출과 다른 성격의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다.

3분기보고서 수주상세에 SAN 7이 어떤 금액으로 올라오는지. 수주상세 목록은 현지법인분까지 합친 규모로 적힌다. Phoenix Biorefinery는 본사분 계약금액이 8,176억원이었지만 반기보고서 수주상세에는 1조5,146억원으로 올라 있다. SAN 7도 본사분 2.49조원이 아니라 전체 약 4.7조원에 가까운 숫자로 올라오는지, 24억 달러 LOA로 보이는 건이 따로 생기는지를 함께 볼 수 있다.

‘총계약수익과 원가의 추정 변동’ 주석. 화공 부문 추정 변동이 당기손익에 준 영향은 2026년 반기 1,470억원이었다. 새 대형 건들이 진행률을 쌓아가는 동안 이 숫자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가 원가 추정의 정확도를 보여준다.

계약부채(선급금)와 초과청구공사. SAN 7과 수처리 프로젝트는 선급금이 있는 계약으로 공시됐다. 선급금 유입은 현금흐름을 먼저 늘리고, 매출은 진행률에 따라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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