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A 태국 Thai Oil CFP 분쟁 — 보증금 청구에서 상호 중재까지
태국 정유 프로젝트(CFP)를 둘러싼 보증금 청구·계약 타절·양방향 중재가 어떤 순서로 이어졌고, 공시가 무엇을 비워 두고 있는지
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E&A는 정유·석유화학 공장 등을 설계부터 시공까지 맡아 짓는 플랜트 회사다. 이 회사는 태국 국영 정유사 Thai Oil(TOP)의 스리라차 정유공장 증설 사업인 Clean Fuel Project(CFP)를 수행해 왔다. 계약은 2018년 10월 맺어졌고, 시공은 삼성E&A 태국법인과 이탈리아 사이펨(Saipem), 영국 페트로팩(Petrofac) 계열사가 함께 맡았다. 삼성E&A는 이 컨소시엄의 네덜란드 법인 PSS Netherlands B.V.(PSSBV)에도 28%를 출자했다.
이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2025년 한 해 동안 사건이 이어졌다.
| 시점 | 무엇 | 출처 |
|---|---|---|
| 2025-01-16 | TOP가 계약이행보증금의 약 86%를 청구(본드콜). 삼성E&A 본사 888억원, 태국법인 576억원, 합계 약 1,464억원을 보증 은행에 지급하고 2024년 4분기 연결손익에 전액 반영 | 회사 공시 |
| 2025-02-19 | 삼성E&A 태국법인과 사이펨이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에 TOP를 상대로 중재 신청 | TOP 공시 보도 |
| 2025-03-25 | TOP가 답변서와 반대청구 제출 | TOP 공시 보도 |
| 2025-04 | 계약 타절 | 회사 주석: 양측이 “상호 통지” |
| 2025-11-11 | TOP가 태국법인·PSSBV의 보증인인 삼성E&A 본사를 상대로 SIAC 중재 추가 신청. 청구금액은 절차 중 특정 예정 | 회사 공시 |
본드콜 공시에는 당시 정황도 적혀 있다. 발주처 TOP는 2024년 12월 19일 이사회에서 프로젝트 공사비 증액을 승인받고 이를 확정하기 위해 2025년 2월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했으며, 회사는 보증금 청구와 별개로 추가 원가에 따른 계약금 증액을 계속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무슨 뜻인가
누가 끊었는지부터 쟁점이다
’타절’은 공사 도중 계약을 끊는다는 뜻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누가 먼저 끊었는지에 대한 서술이 출처마다 다르다. 태국 언론은 TOP가 2025년 4월 24일 계약자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보도했고, 이탈리아 언론은 컨소시엄이 4월 23일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썼다. 삼성E&A의 반기보고서 주석은 양측이 타절을 “상호 통지”했다고 적고 있다.
이 차이는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중재의 본안이다. 삼성E&A 측은 발주처의 계약 위반을 근거로 중재를 냈고, TOP는 계약자의 타절 때문에 자신이 떠안게 된 잔여 공사비와 이익 손실을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회사는 2025년 11월 공시에서 TOP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법적·계약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주장하겠다고 밝혔다. 어느 쪽 주장이 인정되느냐에 따라 같은 사건이 받을 돈이 되기도 하고 물어줄 돈이 되기도 한다.
회사가 공개한 숫자와 공개하지 않은 숫자
회사가 금액을 밝힌 것은 본드콜 1,464억원 하나다. 회사는 TOP에 지급할 것으로 추정되는 완공비용을 충당부채로 인식했다고 주석에 적었지만, 그 금액은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중재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고만 적혀 있다.
청구 규모는 사이펨 쪽에서 나왔다. 이탈리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TOP의 청구액은 약 38억 달러(완공비용 18억 달러, 일실이익 20억 달러)이고, 사이펨·삼성 측은 잠정적으로 15억 달러를 청구했다. 보도는 2026년 1월 26일 절차가 하나의 중재로 병합됐고 2026년 7월 예비 쟁점 심리가 예정됐다고 전했다. 이 숫자들은 삼성E&A가 공시한 것이 아니고, 컨소시엄 안에서 삼성E&A가 어느 비율로 책임을 지는지도 공시에 없다. 비교 기준으로 삼자면, 2026년 6월 말 삼성E&A의 연결 자본총계는 4조7,208억원이다.
컨소시엄 파트너의 재무 상태가 변수가 된다
공동 수행 계약에서는 한 파트너가 몫을 감당하지 못하면 나머지 파트너에게 부담이 옮겨갈 수 있다. 페트로팩 모회사(Petrofac Limited)는 재무 악화로 영국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해 2025년 5월 승인을 받았는데, 삼성E&A가 항소해 2025년 7월 1일 회생계획이 채권자 간 이익 배분이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파기환송됐다. 이후 2025년 9월 페트로팩·사이펨·삼성E&A가 CFP 관련 금전 청구 분쟁을 정리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페트로팩은 2025년 10월 27일 법원에 관리인 선임을 신청했다. 회사는 이 절차로 추가 의무가 생길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주석에 적었다.
두 갈래
중재가 컨소시엄 측 주장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가면, 이미 손익에 반영한 본드콜 지급액과 충당부채 일부가 회수·환입되는 경로가 열린다. 이 경우 과거에 비용으로 처리된 금액이 미래의 이익으로 돌아온다.
TOP 주장이 인정되는 방향으로 가면, 배상액이 이미 쌓아 둔 충당부채를 넘어서는지가 관건이 된다. 충당부채 금액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독자는 그 차이를 미리 잴 수 없다. 본사를 상대로 한 2025년 11월 중재는 보증인 책임을 묻는 것이라, 태국법인 차원의 결과가 본사 재무제표로 직접 이어지는 통로이기도 하다.
무엇을 봐야 하나
중재 진행 공시. 회사는 2025년 11월 공시에서 진행사항과 확정사실이 있으면 지체 없이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청구금액이 특정되는 시점이 첫 관찰점이다.
주석의 서술 변화. 반기보고서 우발부채 주석에서 CFP 관련 문단이 금액을 담기 시작하는지, 충당부채가 별도 항목으로 분리되는지.
공사손실충당부채와 기타비용의 움직임. 2025년 말 연결 공사손실충당부채는 3,436억원이었다. CFP 충당부채가 어느 계정에 들어 있는지는 공시돼 있지 않아, 중재 국면이 바뀔 때 이 잔액과 기타수익·기타비용이 함께 움직이는지가 간접 신호가 된다.
사이펨의 공시. 청구 규모와 절차 일정은 지금까지 사이펨 쪽 자료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같은 중재의 당사자이므로, 사이펨의 분기 보고서가 삼성E&A 공시보다 앞서 진행 상황을 드러낼 수 있다.
출처
- 투자판단관련주요경영사항 — 발주처의 계약이행보증 청구권 행사 및 지급 (DART, 2025-01-17)
- 투자판단관련주요경영사항 — 발주처 제기 중재신청 (DART, 2025-11-12)
- 반기보고서 제60기 — 연결주석 29 우발부채와 약정사항 (DART, 2026-08-14)
- 사업보고서 제59기 — 연결주석 20 충당부채 (DART, 2026-03-11)
- Thai Oil Prepares Counterclaims amidst Arbitration Proceedings on Clean Fuel Project Dispute (Kaohoon International)
- Thai Oil Terminates "UJV" Contract to Propel Clean Fuel Project Forward (Kaohoon International)
- Saipem alla prova del maxi-arbitrato da 3,8 miliardi (Milano Finanza, 2026-04-16)
- Petrofac rescue plan back on track after Saipem-Samsung E&A deal (Upstream, 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