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ADC 신약 — 복제에서 개발로 축을 옮기는 중
자체 ADC 파이프라인 진입이 시밀러 회사의 위험 성격에서 뜻하는 것
무슨 일이 있었나
셀트리온의 본업은 항체 바이오시밀러(특허 만료된 오리지널과 동등하다고 입증받아 파는 복제 바이오의약품)다. 시밀러는 오리지널이 이미 효능을 검증한 뒤를 따라가므로 개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런데 회사는 검증되지 않은 자체 신약, 특히 ADC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ADC(항체-약물 접합체)는 목표를 찾아가는 항체에 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여,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의 항암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자체 ADC 후보 CT-P71은 방광암 등 고형암에서 넥틴-4(Nectin-4)라는 표적을 겨냥하며, 2025년 5월 미국 FDA와 7월 한국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아 1상에 들어갔고 미국에서 패스트트랙(개발·심사를 앞당겨 주는 지정)을 받았다. 또 다른 후보 CT-P73은 자궁경부암·두경부암·대장암 등을 겨냥해 2025년 8월 미국, 11월 한국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이와 별개로 회사는 짐펜트라로 미국 신약 시장에 처음 진입한 뒤, Iksuda·피노바이오(ADC 링커·플랫폼), Abpro(이중항체), Rani(경구 항체) 등 국내외 바이오텍과 다수의 신약 공동개발·기술도입 계약을 맺어 왔다.
무슨 뜻인가
시밀러에서 신약으로 축을 옮기는 이 흐름은 두 갈래로 읽힌다.
한쪽은 성장 천장의 확장이다. 시밀러 사업은 오리지널의 특허 만료라는 남의 시간표에 매여 있고, 출시 뒤에는 경쟁으로 가격이 깎인다. 자체 신약이 성공하면 이 천장 위로 올라설 새 매출축이 생기고, 이미 갖춘 항체 연구·대량생산 역량을 신약 개발에 재활용한다는 논리가 붙는다. 짐펜트라로 신약 판매·허가를 경험했다는 점이 뒤를 받친다.
다른 한쪽은 위험의 성격이 바뀐다는 점이다. 시밀러는 오리지널이 효능을 입증한 뒤를 따라가지만, 신약은 임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처음부터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1상 진입은 긴 개발의 초입일 뿐이고, 후기 임상에서 꺾이는 경우가 흔하다. ADC는 특히 약물의 독성 조절이 까다로운 분야로, 개발비 부담과 실패 가능성이 시밀러와 다른 차원이다. 성장의 상단을 열려는 시도가 동시에 회사의 위험 구조를 바꾼다. 어느 쪽 무게가 더 나갈지는 파이프라인이 초기 단계를 넘어 후기 임상에서 데이터를 내는지에서 갈린다.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임상 단계의 전진이다. CT-P71·CT-P73이 1상을 넘어 2·3상으로 올라가며 효능·안전성 데이터를 내는지가 신약 전환의 실질을 정한다. 1상 진입 자체는 출발선이다.
둘째, 자체 개발과 외부 도입의 구성이다. 회사가 여러 바이오텍과 맺은 공동개발·기술도입이 실제 후보물질로 이어지는지, 그중 무엇이 자체 임상으로 진입하는지를 봐야 한다.
셋째, 개발비와 자본 배분이다. 신약 개발은 시밀러보다 오래, 많이 든다. 연구개발비 흐름과 주주환원·생산투자 사이의 균형이 관찰 지점이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