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HIC 위성·가속기 SSPA 진입 — 진공관을 대체하는 새 레퍼런스
천리안5호와 방사광가속기용 반도체 전력증폭기 수주가 왜 새 시장의 교두보로 읽히나
무슨 일이 있었나
RFHIC(알에프에이치아이씨)는 질화갈륨(GaN) 반도체로 고주파 전력증폭기를 만든다. 이 부품이 위성과 과학장비에서는 SSPA(Solid State Power Amplifier, 반도체 전력증폭기)라는 형태로 쓰이며, 부피가 크고 예열이 필요한 기존 진공관(TWT)이나 마그네트론을 대체한다.
두 건의 공급계약이 이 분야에서 나왔다. 2025년 10월 23일 회사는 LIG넥스원과 천리안위성 5호용 L대역 SSPA 등 약 87억원 규모의 계약을 자율공시했다. 천리안 5호는 국내 정지궤도 위성 사업이고, L대역 SSPA는 위성에 실려 지상으로 신호를 보내는 송신 증폭기다. 이어 2026년 2월 11일에는 포항공과대학교 가속기연구소와 다목적방사광가속기용 고출력증폭기(SSPA) 약 187억원 계약을 공시했다. 다목적방사광가속기는 국내에 구축 중인 대형 기초과학 시설로, 전자를 가속하는 데 쓰는 고출력 마이크로파를 이 SSPA가 만들어낸다.
두 계약 모두 회사의 주력인 무선통신·방산이 아니라, 위성통신과 RF에너지(산업·과학용 마이크로파)라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응용분야에 속한다. 회사는 사업보고서에서 이 분야들을 진공관·마그네트론에서 반도체로 넘어가는 초기 시장으로 설명한다.
무슨 뜻인가
두 갈래로 읽을 수 있다.
한쪽은 새 시장의 교두보다. 위성용 증폭기와 가속기용 증폭기는 신뢰성 요구가 높아 검증된 공급자만 들어갈 수 있는 영역이다. 국내 대표 위성 사업(천리안)과 국책 과학시설(방사광가속기)에 납품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것은, 통신·방산에 이어 매출 축을 넓힐 발판이 생겼다는 뜻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 진공관·마그네트론을 반도체가 대체하는 흐름이 이어지면, 같은 GaN 소자 기술을 다른 시장에 재사용하는 구조라 개발 자산의 활용도가 높아진다.
다른 한쪽은 단발성과 규모다. 위성과 대형 과학시설은 정부·기관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라 발주가 사업 일정에 묶이고, 한 번의 대형계약 뒤 다음 계약까지 간격이 길 수 있다. 천리안·방사광가속기 각각은 특정 사업에 종속된 일회성 공급에 가까워, 통신 부품처럼 반복적으로 매출이 쌓이는 구조와는 다르다. 이 분야가 회사의 반복 매출원으로 자리잡을지는 후속 수주가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후속 수주의 연속성이다. 천리안·방사광가속기에 이어 다른 위성 사업이나 가속기·산업용 마이크로파 프로젝트가 공급계약 공시로 추가되는지가, 이 분야가 교두보인지 단발인지를 가른다.
둘째, 반복 매출로의 전환이다. 위성·RF에너지 매출이 분기 실적에서 꾸준한 비중으로 나타나는지, 아니면 특정 분기에만 크게 잡혔다 사라지는지를 본다. 다만 회사의 부문 공시는 응용분야가 아니라 법인별로 나뉘어, 이 분야 매출을 공시에서 직접 떼어 보기는 어렵다.
셋째, 해외 위성 시장으로의 확장이다. 회사는 저궤도(LEO) 위성 등 민간 주도 위성 시장의 성장을 사업보고서에서 언급한다. 국내 국책사업을 넘어 해외 민간 위성 고객으로 납품이 넓어지는지가 이 축의 크기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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