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글라셈 합작법인 — 소재로 내려간 지분 66.2%와 5년 뒤에 열리는 옵션
2026년 7월 타법인주식취득 공시에 적힌 풋·콜옵션 조항이 무엇을 미리 정해뒀는지
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전기는 반도체패키지기판을 만드는 회사다.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에 연결하고 물리적으로 받쳐주는 회로판으로, 2026년 반기 기준 이 패키지솔루션 부문이 전사 매출의 22.5%를 차지한다. 지금 쓰이는 기판은 플라스틱 계열 유기 소재를 중심에 두고 만든다.
2026년 7월 2일 삼성전기 이사회가 합작법인 설립을 결의했다. 상대는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100% 자회사인 동우화인켐이고, 신설 법인의 이름은 (가칭) 글라셈이다.
| 항목 | 내용 |
|---|---|
| 주요사업 | Glass Core 제조 및 판매 |
| 법인 자본금 | 4,821억원 (발행주식 9,642만주) |
| 삼성전기 취득 | 6,382만주, 3,191억원 → 지분 66.2% |
| 취득방법 | 현금 2,391억원 + 현물 800억원 |
| 취득예정일 | 2026-09-01 (출자금 납입 예정일) |
| 자기자본 대비 | 3.3% (자기자본 9조7,973억원) |
| 자산총액 대비 | 2.2% (2025년말 14조5,959억원) |
| 이사회 결의 | 2026-07-02, 사외이사 4명 전원 참석 |
| 공정위 신고 | 미해당 |
Glass Core는 유리기판의 중심 층이 되는 소재다. 즉 글라셈이 만드는 것은 완성된 기판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소재이고, 그 소재를 받아 기판으로 만드는 쪽이 삼성전기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본사와 생산 거점은 동우화인켐 평택사업장 안에 두고 2027년 하반기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 일정은 회사 설명을 인용한 보도이며 공시로 확정된 항목은 아니다.
그리고 공시에는 언론이 다루지 않은 조항이 하나 더 있다.
무슨 뜻인가
옵션 두 개가 같은 방향만 가리킨다
공시 12항 “풋옵션 등 계약 체결여부”가 “예”이고, 계약내용이 그대로 적혀 있다. 요약하면 이렇다.
| 행사 주체 | 발동 조건 | 대상 | 가격 | |
|---|---|---|---|---|
| 콜옵션 | 삼성전기 | 설립일로부터 5년 이후, 교착상태 해소 협의기간 내 합의 실패 | 동우화인켐 보유 주식 전부 | 회계법인 평가 주당 평가가액의 120% |
| 풋옵션 | 동우화인켐 | 동일 | 동우화인켐 보유 주식 전부 | 회계법인 평가 주당 평가가액의 80% |
두 조항의 대상이 같다. 둘 다 동우화인켐이 가진 33.8%를 삼성전기가 사는 거래이고, 삼성전기 지분을 동우화인켐이 사는 경로는 조항에 없다. 발동 조건도 같다. 다른 것은 가격뿐이다.
가격 차이가 어디로 작용하는지는 계산이 아니라 방향의 문제다. 삼성전기가 먼저 나서면 평가가액보다 20% 비싸게 사고, 동우화인켐이 먼저 나서면 20% 싸게 판다. 즉 어느 쪽이든 먼저 방아쇠를 당기는 쪽이 평가가액 대비 손해를 본다. 두 가격 사이에는 40%포인트의 간격이 있고, 그 간격이 양쪽 모두에게 먼저 움직이지 말라는 유인으로 걸려 있다. 지분 정리 조항이면서 동시에 교착을 억제하는 장치다.
발동 조건도 눈여겨볼 만하다. 두 옵션 모두 5년이라는 시간 조건과 “교착상태 해소 협의기간 내 합의 실패”라는 사건 조건을 함께 요구한다. 교착이 발생하지 않으면 조항은 잠긴 채로 남는다. 기산점이 설립일이므로 가장 이른 발동 가능 시점은 2031년 이후다.
소재를 사오던 자리에 지분을 넣었다
지금의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주요 원재료인 CCL과 PPG를 미쓰비시, 레조낙 등에서 매입한다고 반기보고서에 적혀 있다. 기판의 뼈대가 되는 소재를 외부에서 사오는 구조다.
유리기판에서는 그 자리에 지분 66.2%가 들어간다. 소재를 사는 대신 소재를 만드는 회사를 연결로 들이는 방식이다. 이 차이가 손익에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직 갈려 있다. 글라셈이 삼성전기에만 공급하면 소재 원가가 연결 내부거래가 되어 부문 원가 안으로 흡수되고, 외부에도 판매하면 소재 매출이 별도로 생긴다. 공시에 적힌 주요사업은 “제조 및 판매”뿐이고 판매 대상은 명시돼 있지 않다.
지분율 66.2%가 만드는 숫자의 성질도 미리 알아둘 만하다. 연결 기준으로 글라셈의 매출과 자산은 전액 삼성전기 연결에 들어오지만, 손익의 33.8%는 비지배지분 몫이다. 이 법인의 실적을 연결 매출로만 읽으면 지배주주에게 귀속되는 몫을 실제보다 크게 보게 된다.
확인되지 않는 항목
현물출자 800억원이 무엇인지는 공시에 없다. 현금 2,391억원과 합쳐 3,191억원이라는 총액만 적혀 있다. 어떤 자산을 냈는지에 따라 이 출자가 새로 나가는 돈인지 이미 가진 것을 옮긴 것인지가 달라진다.
법인명도 아직 가칭이고, 공시는 합작법인 설립 과정에서 내용이 일부 변동될 수 있다고 적는다. 그리고 2026년 반기보고서 「II. 사업의 내용」에는 유리기판이나 Glass Core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부문 구성, 주요 제품, 생산능력, 원재료 매입 어느 표에도 항목이 없다. 아직 법인이 설립되기 전이므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결과 이 사업을 정기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이 현재로선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을 봐야 하나
출자금 납입과 법인 설립. 공시상 취득예정일은 2026년 9월 1일이고 이날은 출자금 납입 예정일이다. 실제 납입과 설립 완료, 그리고 가칭인 법인명이 무엇으로 확정되는지가 첫 확인점이다.
연결재무제표 주석의 종속기업 목록. 글라셈이 목록에 들어오면 지분율, 소재지, 결산일이 함께 기재된다. 지분율이 66.2%로 유지되는지 아니면 설립 과정에서 조정됐는지가 여기서 드러난다.
현물출자 800억원의 내용. 종속기업 취득 관련 주석이나 사업결합 주석에 자산 구성이 나타날 수 있다.
「II. 사업의 내용」에 Glass Core가 어느 표로 들어오는지. 원재료 매입 표에 들어오면 삼성전기가 이 소재를 사서 쓰는 구조이고, 주요 제품·생산능력 표에 들어오면 판매하는 제품으로 잡힌 것이다. 위에서 연 두 갈래를 가르는 지점이다.
부문 정보의 비지배지분 관련 항목. 글라셈이 이익을 내기 시작하면 연결 순이익과 지배주주 순이익의 차이가 벌어진다. 그 차이가 실제로 나타나는 시점은 가동 이후다.
옵션의 기산점. 설립일로부터 5년이므로 2031년 이후에야 조항이 열린다. 그 전까지 이 조항은 계약서에만 존재한다. 다만 합작 조건이 변경되면 정정공시로 나타날 수 있다.
유리기판이 실제로 채택되는지. 언론은 AI 서버와 고성능컴퓨팅용 패키지에서 유기 기판의 열팽창·평탄도 한계를 대체할 소재로 유리기판을 다룬다. 삼성전기가 공시로 밝힌 것은 소재 제조 법인을 세운다는 사실까지이고, 어느 고객이 언제 채용하는지는 공시된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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