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업종 — 배 한 척 주문이 돈이 되기까지
들어가며 — 배 한 척을 주문하면
큰 LNG 운반선 한 척의 값은 2025년 기준 2억 4,800만 달러 안팎이다. 선주가 이 배를 주문하면 넘겨받기까지 보통 2~3년이 걸린다. 그동안 조선소는 강판을 사고, 엔진을 사고, 사람을 써서 배를 만들고, 배값은 그 사이 여러 번에 나눠 받는다.
조선 업종 뉴스는 대개 “몇조 원 수주”로 시작한다. 그런데 주문을 받은 날과 돈이 들어오는 날, 실적에 잡히는 날, 주가가 움직이는 날은 모두 다르다. 이 글은 그 차이를 따라 조선 업종을 둘러본다. 다 읽고 나면 대표 조선주가 서로 어떻게 다른지, 배값은 언제 들어오는지, 조선주가 지난 20년 동안 어디에서 오르고 내렸는지 감이 잡힐 것이다.
조선 업종은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파나
배를 사는 쪽은 선주다. 화물을 나르는 해운사, 바다에서 석유·가스를 뽑는 에너지 회사, 군함을 사는 해군이 모두 선주다. 조선소는 철강 회사에서 두꺼운 강판(후판)을 사고, 기자재 회사에서 엔진·LNG 보냉재·배관 같은 장비를 사서 배를 짓는다. 엔진만 해도 선박 가격의 10% 안팎을 차지하는 핵심 품목이다.
대표 종목은 서로 무엇이 다른가
| 회사 | 주로 짓는 것 | 매출 비중 |
|---|---|---|
| HD한국조선해양 | 조선소 지주 | 조선 84% |
| HD현대중공업 | 상선, 엔진 | 조선 71% |
| 한화오션 | LNG선, 함정 | 상선 77% |
| 삼성중공업 | LNG선, 해양 | 조선해양 96% |
| 대한조선 | 원유운반선 | 원유운반선 88% |
이 표의 매출 비중은 각 회사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 가장 큰 사업 부문의 몫이다.
-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 등 그룹 조선소를 거느린 지주회사다. 2025년 매출의 83.6%가 조선, 9.7%가 엔진기계였다.
- HD현대중공업은 배와 함께 배에 들어가는 엔진을 직접 만든다. 2025년 매출의 21.56%가 엔진기계였고, 2025년 12월 1일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했다.
- 한화오션은 매출의 77.3%가 LNG 운반선 등 상선이고, 15.6%가 해양 설비와 잠수함·수상함 같은 해군 함정이다.
- 삼성중공업은 매출의 96.03%가 조선해양 부문이다. 주요 제품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원유운반선과 바다 위에서 LNG를 생산하는 설비(LNG-FPSO) 같은 해양 설비다.
- 대한조선은 2025년 매출의 87.69%가 원유운반선이었다.
한화엔진·HD현대마린엔진·한국카본·동성화인텍이 기자재 분야에 있다.
배의 종류마다 사는 사람이 다르다
배는 크게 세 갈래다.
- 상선: 컨테이너선, 원유운반선(탱커), LNG·LPG 운반선처럼 화물을 나르는 배다. 해운사가 산다.
- 해양플랜트: 바다 위에 띄워 원유·가스를 뽑고 저장하고 옮겨 싣는 설비(부유식 생산·저장·하역설비)다. 석유·가스 회사가 산다.
- 특수선: 잠수함·구축함 같은 군함이다. 각국 해군이 산다.
사는 사람이 다르니 주문이 늘고 주는 이유도 다르다. 그래서 “조선 호황”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느 배 이야기인지부터 확인하자.
세계 선박 주문은 중국이 가장 많이 받는다. 조사기관 클락슨 집계로 2025년 세계 선박 발주에서 한국이 수주한 몫은 21%, 중국은 63%였다(선박 종류마다 짓는 품을 반영한 단위 기준). 척수로는 한국 247척, 중국 1,421척이라, 한국이 받은 배는 한 척에 드는 품이 중국의 두 배 가까운 큰 배였다.
배값은 언제 받나
나눠서 받고, 마지막에 많이 받는다
조선소는 배값을 공정 단계마다 나눠 받는다. 계약, 강판 절단(Steel Cutting), 용골 거치(Keel Laying), 진수(Launching), 인도(Delivery) 같은 단계마다 받되, 인도 때 계약가의 대부분을 받는 헤비테일 방식이 주를 이룬다. 조선소 스스로 사업보고서에 그렇게 쓴다. 대한조선은 2025년 상장 때 낸 투자설명서에서, 자사 건조 계약의 상당수가 마지막 단계에 계약 금액의 60~70%를 받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반면 매출과 이익은 배를 지은 만큼(진행률) 나눠 잡는다. 돈이 들어오는 때와 실적에 잡히는 때가 따로 노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소 재무제표에는 이 차이를 담는 두 숫자가 있다. 지은 만큼보다 청구가 덜 된 몫은 계약자산, 지은 만큼보다 먼저 청구한 몫은 계약부채다.
요즘도 마지막에 많이 받나
보도로는 바뀌는 중이다. 헤비테일 계약은 선수금과 13차 중도금을 10%씩 받고 인도 때 잔금 60%를 받는 식인데, 선수금을 40%가량으로 높게 잡는 ‘톱헤비’ 계약이 예전에는 10건 가운데 12건이었다가 지금은 2건 중 1건이 됐다(2026년 7월 문화일보). 나머지 절반은 여전히 헤비테일이라는 뜻이다. 바뀐 것은 계약할 때 먼저 받는 몫이다.
재무상태표에도 흔적이 있다. 계약부채가 계약자산보다 크면 짓는 속도보다 청구가 앞서 있다는 뜻이다. 20122020년에는 대체로 계약자산이 더 컸다. 회사들이 말하는 헤비테일과 맞는 모습이다. 그 뒤로는 달랐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부터, 삼성중공업은 2021년부터 해마다 청구가 앞섰다. 2025년 말 HD현대중공업은 먼저 청구한 몫이 10조 8천억 원으로 아직 청구 못 한 몫(5조 1천억 원)의 2배를 넘었다. 같은 때 삼성중공업은 4조 6천억 원 대 2조 2천억 원이었다. 한화오션도 20212023년에는 청구가 앞섰지만 2024년부터 다시 비슷해져, 2025년 말 5조 2천억 원 대 5조 5천억 원이었다.
다만 이 비교로 계약 조건을 다 읽을 수는 없다. 막 계약한 배가 많은 해에는 헤비테일 계약이라도 계약금이 공정보다 앞서 계약부채가 커진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은 계약부채가 2배를 넘은 2025년에도 사업보고서에 헤비테일이 주를 이룬다고 썼다. 또 계약부채는 받은 현금이 아니라 청구한 금액 기준이다. 이 비교는 각 사의 연말 연결 재무상태표로 했다(삼성중공업·한화오션 20112025년, HD현대중공업 20202025년). 분기마다 나오는 두 숫자는 계약 조건과 잔고의 나이가 함께 담긴 눈금으로 보자.
먼저 받으면 무엇이 달라지나
먼저 받는다고 이익이 늘지는 않는다. 이익은 진행률로 잡히기 때문이다. 달라지는 것은 돈 사정이다. 인도 때 몰아 받는 방식에서는 짓는 동안 드는 돈(운전자금)을 조선소가 먼저 대야 하고, 모자라는 몫은 빌려서 메운다. 거꾸로 짓는 동안 많이 받으면 빌려야 할 돈이 줄어든다.
그렇다고 먼저 받은 돈이 계약을 지켜 주는 것은 아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자금난에 빠진 선주들이 이미 낸 선수금을 포기하면서까지 계약을 줄줄이 취소했다(2026년 7월 문화일보 보도).
다만 먼저 받은 돈은 공짜가 아니다. 배를 다 지어 넘겨야 하는 빚이고, 배를 못 지으면 돌려줘야 한다. 그래서 은행이 그 돈을 돌려주겠다고 보증하는 **선수금환급보증(RG)**이 붙는다.
한 걸음 더 — 달러로 받는 배값과 환헤지
배값은 달러 같은 외화로, 몇 년에 걸쳐 들어온다. 그 사이 환율이 움직이면 원화로 받는 돈이 달라진다. 그래서 조선소는 앞으로 받을 달러를 지금 정한 환율로 미리 팔아 두는 계약(선물환)을 맺는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대금이 들어올 때의 환율 변동에 대비해 하나은행 외 24개 은행과 파생상품 계약을 맺고 있다.
환헤지를 해 두면 원화가 약해져도 그 이익이 고스란히 조선소 몫이 되지는 않는다. 조선주를 “환율 수혜주”로만 보면 이 부분을 놓친다.
주문이 실적이 되기까지
수주잔고는 몇 년 치 일감인가
받아 놓고 아직 짓지 않은 주문이 수주잔고다. 잔고를 한 해 매출로 나누면 대략 몇 년 치 일감이 쌓였는지 알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2008년 말 잔고가 그해 매출의 3.6배였는데, 2016년 말에는 0.95배까지 줄었다가 2025년 말 2.6배가 됐다.
원가가 먼저 오르면 손실이 날 수 있다
배값은 주문받는 날 정해지고, 원가는 짓는 동안 치른다. 그 사이 강판 값이나 환율이 움직이면 이미 받은 주문에서 손실이 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의 2025년 민감도 분석으로는 총계약원가 추정치가 5% 늘면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9,110억 원 줄어든다.
2021년이 그런 해였다. 삼성중공업 사업보고서에 실린 후판 유통 가격은 2021년 톤당 120만 9천 원으로, 1년 전(68만 5천 원)보다 76% 비쌌다. 같은 해 삼성중공업은 1조 3,12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손실이 모두 후판 값 때문인지는 공시로 나눠 볼 수 없다. 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것은 2023년이었다.
이것만 기억하자: 조선소의 “올해 실적”은 2~3년 전에 받은 주문의 성적표다. 이번 분기 이익보다 수주잔고와 그 잔고를 받을 때의 배값을 함께 보자.
조선주는 언제 좋고 언제 나빴나
사이클이 도는 순서
상선 업황은 해운 경기를 따라 돈다. 대한조선은 투자설명서에서 호황이 오는 순서를 “경기회복 → 물동량 증가 → 운임/용선료 상승 → 선박부족/중고선 거래증가/폐선량 감소 → 신조발주 증가 → 중고/신조선가 상승”으로 그렸고, 불황은 그 반대라고 했다.
지난 20년을 숫자로 보면
아래 그림은 삼성중공업의 주가(시장 대비), 수주잔고, 원유운반선(VLCC) 신조선가를 2005년부터 한 그림에 놓은 것이다.
신호마다 오는 때가 달랐다. 지난 호황에서 삼성중공업 주가는 시장과 견줘 2007년에 가장 높았고, 신조선가와 수주잔고는 2008년, 영업이익률은 2010년(9.1%)에 가장 높았다. 꼭대기에서는 주가가 가장 먼저였고 이익이 가장 늦었다.
바닥에서는 순서가 달랐다. 수주잔고는 2016년, 신조선가는 2017년에 가장 낮았다. 주가(시장 대비)는 그보다 몇 해 늦은 2021년에 가장 낮았는데, 영업이익률이 가장 나빴던 해(−19.8%)도 같은 2021년이다. 그해 신조선가와 수주잔고는 크게 올랐고, 주가와 영업이익률은 2022년에 나아지기 시작했다. 흑자로 돌아선 것은 2023년이었다.
두 번 모두 같았던 것은 배값과 잔고가 이익보다 먼저 꺾이고 먼저 돌았다는 점이다. 주가는 꼭대기에서는 앞섰지만 바닥에서는 이익과 함께 움직였다. 20년치 연말 값으로 견주면 삼성중공업 주가는 배값·잔고보다 영업이익률과 더 비슷하게 오르내렸다. 이 글이 본 것은 한 회사의 20년이라 사이클은 두 번뿐이다. 다음에도 같은 순서일지는 알 수 없다.
한 걸음 더 — 숫자가 나중에 고쳐진 적도 있다
한화오션의 옛 이름인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에 2013·2014년 사업보고서를 정정했다. 처음에 4,409억 원과 4,711억 원 흑자로 보고한 연결 영업이익이, 정정 뒤 7,731억 원과 7,378억 원 적자가 됐다. 진행률로 이익을 잡는 업종에서는 원가 추정이 틀리면 이익이 크게 고쳐질 수 있다. 이 글의 그림에 쓴 한화오션 숫자는 고친 값이다.
유가가 오르면 조선주는?
한 방향으로 말하기 어렵다. 경로가 둘이다.
- 해양플랜트: 해양플랜트 산업은 국제 유가를 비롯한 바깥 요인에 크게 흔들린다. 유가가 높으면 석유·가스 회사가 바다 위 생산 설비에 돈을 쓸 여력이 커진다.
- 탱커: 탱커 경기는 유가와 꼭 같이 움직이지 않는다. 2020년 유가가 폭락하자 싼 원유를 쌓아 두려는 수요가 몰려 유조선 용선료가 비정상적으로 뛰었다. 유가가 떨어져도 탱커 시장이 좋을 수 있다는 뜻이다.
2026년 들어서는 중동의 군사 충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HD한국조선해양 2025년 사업보고서, 2026년 3월).
그래서: 유가 뉴스가 나오면 그 회사가 해양 설비를 짓는지, 탱커를 짓는지부터 확인하자.
지금 걸려 있는 변수 (2026년 10월 기준)
아래는 2026년 10월까지 나온 언론 보도를 정리한 것이다.
- 미국의 중국 선박 견제: 미국은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 등에 물리려던 항만 수수료를 최소 2027년까지 미뤘다(2026년 9월). 업계는 한국 조선소가 얻을 수 있던 반사이익이 당분간 제한된다고 봤다.
- 미국 함정 사업: 한미 조선 협력 사업(마스가)에 국내 조선 3사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미국 법이 미 군함을 미국 안에서 짓도록 하고 있어 제도적 장벽으로 꼽혔다(2026년 7월). 8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각서로 이 법의 면제권을 써서, 미국 조선소를 사들였거나 새로 짓는 외국 조선사가 자국에서 미 해군 함정을 최대 2척까지 지을 수 있게 했다. 한화의 필리조선소 인수가 이 조건에 맞는 것으로 해석된다.
- 해외 함정 수주: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캐나다 정부는 독일 TKMS와 먼저 협상하기로 했고, 협상이 깨지면 예비 후보인 한화오션과 협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2026년 7월). 함정 한 건은 회사 실적을 크게 바꿀 수 있으니, 이 협상이 계약으로 이어지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다.
이 절은 시점에 따라 금방 바뀐다. 읽는 때의 최신 뉴스로 다시 확인하자.
조선소와 기자재, 어려울 때 누가 더 버텼나
조선소와 기자재 회사의 매출이 1년 전보다 늘기 시작한 분기는 두 사이클 모두 같았다(2018년 4분기, 2021년 4분기). 이익률은 두 번 모두 기자재 회사들이 나았고, 차이의 크기가 달랐다. 2018년 3분기에는 조선소(−5.7%)도 기자재 회사들(−2.1%)도 적자였다(최근 4개 분기 영업이익률). 20212022년에는 조선소들의 이익률이 −20% 안팎까지 떨어지는 동안(세 곳 중 가운데 회사, 2021년 하반기), 기자재 회사들은 모두 더한 이익률이 04%에서 버텼다(2021년 2분기~2022년 2분기).
이것만 기억하자: 어려울 때 기자재 회사의 이익률은 조선소보다 덜 떨어졌다. 그래도 2018년처럼 기자재까지 적자가 나는 불황이 있었다.
수주 공시가 뜨면 사라?
조선소는 큰 주문을 받으면 거래소에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을 공시한다. 이 글은 2015년부터 2026년 9월까지 이런 공시 1,031건을 모아, 공시 앞뒤 주가를 시장과 견줬다.
공시 직후 주가는 조금 올랐다. 조선소 공시 742건에서 공시 전날부터 다음 날까지의 주가를 시장과 견줘 줄 세우면, 가운데 공시는 시장보다 0.7% 더 올랐고 59%가 시장보다 나았다. 계약 규모가 매출의 10%를 넘는 큰 공시도 작은 공시와 반응이 비슷했다. ‘수주 소식에 조선주 강세’ 같은 기사 제목이 흔하고, 증권사들도 수주가 이어질 때 조선주를 사라고 권해 왔다. 그렇다면 공시를 보고 따라 사면 어땠을까.
통념 검증 · “큰 수주 소식이 나오면 조선주를 사라”
판정: 틀리다
고쳐 쓰면: 공시 다음 날 산 조선소 주식의 약 6개월(120거래일) 뒤 성적은, 같은 회사를 같은 해 아무 날에나 산 경우들 사이에 줄 세우면 한가운데쯤이었다. 100번 산다면 50번째쯤이다. 기간을 절반으로 줄여도 가운데쯤이었고, 두 배로 늘리면 오히려 가운데보다 조금 아래였다. 기자재 회사의 공시도 가운데보다 조금 아래였다.
그래서: 공시 날 오르는 몫은 작고, 그 뒤에 따라 사도 아무 날에 산 것보다 나을 게 없었다. 수주 한 건보다 그 회사 잔고가 몇 년 치인지, 그 잔고를 얼마에 받았는지를 보자.
확인 범위: 2015년 1월~2026년 9월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첫 공시, 시장 지수 대비. 반응은 조선소 742건·기자재 285건, 약 6개월 뒤 성적은 그만큼 시간이 지난 677건·263건이다. 이 글은 같은 해 안에서 공시 시점의 효과만 봤고, 수주가 몰린 해에 사는 효과는 따로 보지 않았다.
이것만 기억하자: 수주 공시가 뜨는 날 주가는 조금 오르지만, 그 뒤의 성적은 같은 해 아무 날에 산 것과 다르지 않았다.
한 걸음 더 — 바다 위 데이터센터
요즘 조선소들이 내놓는 새 먹거리 가운데 하나가 바다 위 데이터센터다. 아래는 회사 발표와 언론 보도를 모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바다에 띄우는 데이터센터가 땅이 모자란 문제를 풀고, 냉각 비용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중공업은 2025년 10월 OpenAI와 부유식 데이터센터를 함께 개발하는 의향서를 맺었다. 2026년 4월에는 50MW급 개념 설계로 미국선급(ABS)과 영국 로이드선급(LR)의 기본 승인을 받았고, 2028년 2분기 상용화가 목표다.
- 한화오션은 2026년 9월, ABS의 기본 승인을 받은 60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 개념 설계를 공개했다.
아직은 기대에 가깝다. 기본 승인은 설계 개념을 승인한 것이지 건조 계약이 아니다. 국제 기준과 안전 규정도 아직 없고, 진동·염분·습도가 서버에 주는 영향도 더 시험해야 한다. 같은 시기 OpenAI와 맺은 협력 가운데 삼성SDS가 맡은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도 1년이 지나도록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답이 나왔다(2026년 9월). 의향서와 양해각서가 곧 계약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로 조선주를 볼 때는 실제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공시가 나오는지, 매출에 잡히는지를 확인하자.
조선 종목을 볼 때 먼저 확인할 것
- 이 회사는 어떤 배(상선·해양플랜트·특수선)로 돈을 버나.
- 수주잔고는 한 해 매출의 몇 배인가. 그 잔고는 언제, 얼마에 받은 주문인가.
- 먼저 청구한 몫(계약부채)과 아직 청구 못 한 몫(계약자산) 가운데 어느 쪽이 큰가.
- 실적이 한 분기에 크게 튀었다면 원가 추정 변경이나 충당금이 있었나.
- 환헤지를 얼마나 하나. 실적에 파생상품 손익이 크게 섞였나.
- 해양플랜트·함정·데이터센터 같은 새 사업은 실제 계약 공시가 나왔나.
용어 정리
- 선주: 배를 사서 쓰는 쪽. 해운사, 에너지 회사, 해군.
- 후판: 배를 짓는 데 쓰는 두꺼운 강판.
- 상선 / 해양플랜트 / 특수선: 화물을 나르는 배 / 바다 위 원유·가스 생산 설비 / 군함.
- 헤비테일: 배값의 대부분을 인도할 때 받는 계약 방식.
- 진행률: 전체 공사 가운데 지금까지 한 비율. 조선소는 들어간 원가로 잰다.
- 계약자산 / 계약부채: 지은 만큼보다 청구가 덜 된 몫 / 지은 만큼보다 먼저 청구한 몫.
- 선수금환급보증(RG): 배를 못 지으면 받은 돈을 돌려주겠다고 은행이 서는 보증.
- 선물환: 앞으로 받을 달러를 지금 정한 환율로 미리 팔아 두는 계약.
- 수주잔고: 받아 놓고 아직 매출로 잡지 않은 주문 금액.
- 신조선가: 새로 짓는 배의 값. 클락슨 같은 조사기관이 선종별로 집계한다.
- VLCC: 30만 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
- 시장 대비: 회사 주가가 같은 기간 시장 지수(코스피·코스닥)보다 얼마나 더(덜) 올랐는지.
이 글의 숫자에 대해
대표 종목의 매출 비중은 각 사 2025년 사업보고서의 ’주요 제품 등의 현황’에 적힌 연결 기준 값이다. 계약자산·계약부채는 각 사 연말 연결 재무상태표 값이고, 2017년까지는 ‘미청구공사’·’초과청구공사’를 썼다. 이때는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받은 돈이 ’선수금’으로 따로 잡혀 초과청구공사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2017년까지의 비교는 그 뒤보다 계약부채 쪽이 작게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2013·2014년은 2016년 정정 공시의 수정 후 값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21년 상장이라 2020년부터 쓰고, 그 전은 HD한국조선해양 연결을 참고로 봤다(조사 기록).
긴 사이클은 사업보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 낸 삼성중공업 한 곳을 중심으로 봤다. 매출·영업이익은 2005~2014년은 각 연도 사업보고서의 요약 연결재무정보, 2015년부터는 DART 재무제표(연결)다. 2009년까지는 K-GAAP, 2010년부터는 K-IFRS라 기준이 바뀐다. 수주잔고는 사업보고서 ‘수주상황’ 표의 조선(해양) 부문 금액이고, 잔고가 매출의 몇 배인지는 회사 전체 매출로 나눴다. VLCC 신조선가는 삼성중공업 사업보고서가 인용한 클락슨 값이며, 같은 연도 값은 그 연도를 담은 가장 늦은 보고서에서 가져왔다. 주가는 네이버 금융 월봉 수정주가의 연말 값을 코스피로 나눴다.
조선소와 기자재 비교는 2016년부터 2026년 2분기까지 분기 실적으로 계산했다. 조선소는 2021년 이전 기록이 있는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3곳이다(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부터 HD현대마린엔진을 연결해 기자재와 일부 겹친다). 기자재는 HD현대마린엔진·한화엔진·한국카본·동성화인텍·인화정공·케이에스피·대창솔루션·세진중공업·동방선기·대양전기공업·한라IMS·오리엔탈정공·화인베스틸 13곳이다. 상장·분할 시기 때문에 2018년 3분기까지는 11곳, 2021년 4분기까지는 12곳으로 계산했다. 현재 상장사 기준이라, 그 사이 상장폐지된 회사는 들어 있지 않다. 연결 재무제표가 없는 분기는 별도 재무제표를 썼다. 분할·합병으로 매출이 이어지지 않는 분기(HD한국조선해양 2016년, HD현대마린엔진 2021년 1분기까지)는 뺐다.
수주 공시는 조선소 5곳(삼성중공업·한화오션·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과 기자재 회사들이 2015년 1월부터 2026년 9월까지 낸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첫 공시다(정정·해지 공시 제외). HD한국조선해양이 낸 ‘자회사의 주요경영사항’ 공시 가운데 84건은 상장 자회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가 같은 날 같은 계약으로 낸 공시와 겹친다. 겹치는 것을 빼도 결과는 같았다. 반응은 공시 전 거래일 종가부터 다음 거래일 종가까지, 그 뒤 성적은 다음 거래일 종가부터 120거래일 뒤(약 6개월) 종가까지를 시장 지수와 견줬다. ’줄 세우기’는 같은 회사의 같은 해 모든 거래일에 산 경우의 120거래일 뒤 성적을 늘어놓고, 공시 다음 날 산 경우가 그 사이 몇 % 위치인지 본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거래정지 기간(2016년 7월~2017년 10월)에 걸친 공시와 날은 뺐다. 같은 회사가 같은 달에 여러 번 공시하는 일이 많아, 회사·달 단위로 묶어 다시 뽑아 보는 시험도 했다.
출처
- 대표 종목: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한조선 2025 사업보고서, 한화오션 2025 사업보고서(정정)(II-2 주요 제품 등의 현황). 한화엔진 2025 사업보고서(II-1 사업의 개요).
- 대금·회계: HD현대중공업 2025 사업보고서(II-5 위험관리 및 파생거래, 연결재무제표 주석 — 수익인식, XII-2 감사보고서 핵심감사사항). 대한조선 2025 사업보고서(II-7 기타 참고사항), 대한조선 투자설명서(2025년 7월 — 사업의 내용, 투자위험요소). 삼성중공업 2025 사업보고서(연결재무제표 주석 — 중요한 회계추정). 각 사 2011~2025년 연결 재무상태표(DART), pergap 계산.
- 사이클: 대한조선 투자설명서(2025년 7월 — 업황 순서), 삼성중공업 2005
2025년 사업보고서(II — 수주상황, 주요 제품 가격변동추이, III — 요약재무정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20052015년 사업보고서와 2016년에 정정한 2013·2014 사업보고서(III 요약재무정보), DART 재무제표(2015~2025년), 네이버 금융 월봉 수정주가, pergap 계산. - 유가: HD한국조선해양 2025 사업보고서(II-7 기타 참고사항, IV-3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 대한조선 투자설명서(2025년 7월).
- 원가: 삼성중공업 2021 사업보고서(II-3 원재료 및 생산설비 — 주요 원재료 가격변동추이).
- 조선소와 기자재·수주 공시: 각 사 DART 정기보고서 2016
2026년, DART 거래소 공시(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20152026년, 네이버 금융 수정주가, pergap 계산. - 보도: 이투데이 2011-04-06·2012-05-30(증권사 매수 의견), 2021-06-04·2022-04-15·2022-10-06(수주 소식과 조선주 주가), 2026-07-07(캐나다 잠수함 협상), 파이낸셜뉴스 2026-08-14(미 해군 함정 해외 건조 각서), 해사프레스 2026-01-07(클락슨 2025년 수주 집계), 문화일보 2026-07-10(선수금), 오션프레스 2026-09-29(미국 항만 수수료), 머니투데이 2026-07-26(마스가), 다음뉴스 2026-07-07(캐나다 잠수함), 삼성전자 뉴스룸 2025-10-01(OpenAI 협력), 코리아중앙데일리 2026-07-09·2026-09(부유식 데이터센터, 스타게이트 코리아), 디일렉 2026-09-13(한화오션 부유식 데이터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