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GAP가격에 반영된 기대를 읽다
← 전체 종목
STOCK ANALYSIS

리노공업 (058470)

종가 2026-10-02

반도체테스트 부품

무엇을 파는 회사인가

리노공업은 반도체와 전자부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할 때 쓰는 소모성 부품을 만드는 회사다. 주력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검사용 프로브, 정식 명칭으로는 스프링 콘택트 프로브(spring contact probe)다. 스프링을 넣은 가느다란 금속 핀으로, 칩이나 기판에 닿아 전기 신호를 주고받는다. 회사는 이 제품을 자기 이름을 따 'LEENO PIN'이라고 부른다. 다른 하나는 IC 테스트 소켓이다. 완성된 반도체 칩을 검사 장비에 꽂을 때 칩과 장비를 잇는 받침대 역할을 하며, 안에 LEENO PIN이 촘촘히 박혀 있다. 회사는 전량 수입하던 이 두 제품을 자체 브랜드로 국산화했다고 설명한다.

사업부문은 둘이다. 반도체 검사 부품(LEENO PIN & IC TEST SOCKET)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초음파 진단기의 프로브(몸에 대는 탐촉자)에 들어가는 의료기기 부품이다. 의료기기 부품은 2010년부터 지멘스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공급하고 있다. 두 부문 모두 핀을 만들며 쌓은 미세가공·조립·도금 기술을 쓴다.

회사 구조는 단순하다. 연결 대상 종속회사가 없어 회사 재무제표가 곧 전부이고, 부산 강서구 본사 한 곳에서 제조·개발·영업을 모두 한다. 주문을 받아 만드는 방식이고,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약 3만 종에 이른다. 웨이퍼 단계에서 칩을 검사하는 프로브카드는 연구개발 과제로 올라 있지만, 아직 매출 품목으로 따로 잡히지는 않는다.

돈이 어떻게 들어오는가

이 회사의 매출은 소모품 매출이다. 소켓과 핀은 검사를 반복할수록 닳아서 주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서 검사 장비를 한 번 팔고 끝나는 장비 회사와 달리, 반도체가 만들어지고 검사되는 한 반복 주문이 생긴다. 소켓은 칩 모양과 단자 배치에 맞춰 만들어야 하므로 새 칩이 나올 때마다 새 설계가 필요하다.

가격 구조에는 특징이 있다. 회사는 제품이 "개발 당시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형성"하고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내려간다고 적고 있다. 다만 매출 대부분이 주문제작이고 거래처별 수량과 난이도에 따라 가격을 정하므로 가격 하락 위험은 적다고 설명한다. 이 설명대로라면 같은 칩을 오래 대량으로 찍어내는 국면보다, 새로운 칩이 자주 개발되고 검사 난이도가 올라가는 국면에서 이 회사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진다.

납기는 짧다. 기존 양산 제품은 발주서를 받고 10일 이내, 특별 주문품은 2~4주 이내에 납품한다. 설계부터 가공·조립·도금까지 전 공정을 회사 안에서 처리하기 때문이다. 이 짧은 납기가 경쟁력이 되지만, 그 대가로 주문이 쌓여 있는 기간(수주잔고)이 거의 없다. 회사도 "고객사의 발주서가 수주 현황"이라고만 적는다.

매출은 대부분 해외에서 난다. 반도체 검사 부품은 수출과 내수 비중이 약 9대 1이고, 해외는 현지 대리점을 통한 간접 판매와 직접 판매를 함께 쓴다. 의료기기 부품은 반대로 대부분 내수로 잡힌다. 차입금 없이 쌓인 이익으로 설비에 투자하고, 당기순이익의 30% 수준을 배당하는 것을 정책으로 삼고 있다.

어디에 서 있는가

반도체 검사 부품 시장에서 리노공업이 서 있는 자리는 회사 공시만으로는 숫자로 확인되지 않는다. 사업보고서에 시장점유율도, 경쟁사 이름도 없다. 회사가 경쟁우위로 내세우는 것은 세 가지다. 40년 넘게 쌓은 다품종·단납기 생산 체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LEENO PIN을 쓴 소켓, 그리고 전 공정을 내재화한 데서 나오는 품질·원가·납기 우위다. 회사는 이 산업을 기술을 쌓는 데 오래 걸리고 신뢰성이 바탕이 되어야 해서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라고 설명한다.

고객층은 넓게 퍼져 있다. 회사에 따르면 매출은 종합반도체업체(IDM), 설계 전문 업체(팹리스), 위탁생산 업체(파운드리), 조립·검사 외주 업체(OSAT), 전기전자 업체에서 고루 발생한다. 한편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고객 세 곳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는다. 언론이 주요 고객으로 거론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있지만, 회사 공시로 확인되지는 않는다.

의료기기 부문은 사정이 다르다. 이 부문의 자리는 특정 글로벌 초음파 장비 업체(지멘스)의 부품 공급처라는 데 있다. 회사는 의료기기 산업을 브랜드 인지도가 중요하고 글로벌 선도 업체가 시장을 크게 차지하는 산업으로 설명한다. 경기 민감도가 낮고 소모성이라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을 이 부문의 성격으로 든다.

무엇을 조심해서 봐야 하나

이 회사는 숫자가 적고 단순해 보이지만, 공시가 비워 둔 칸이 많아 숫자를 해석할 때 조심할 곳이 있다.

첫째, 매출의 80% 이상이 수출인데 재무제표 주석에는 "모든 외부고객으로부터의 수익은 한국에 귀속"된다고 적혀 있다. 회사 소재지를 기준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 수요가 늘고 줄었는지는 공시로 알 수 없다.

둘째, 사업부문은 둘로 소개하지만 보고부문은 하나다. 회사는 의료기기 비중이 작고 설비·인력·원재료를 함께 쓴다는 이유로 매출 말고는 부문별 재무정보를 나누지 않는다. 의료기기 부문이 이익률을 끌어올리는지 끌어내리는지는 알 수 없다.

셋째,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이름 없는 고객 세 곳에서 나온다. 고객 A·B·C로만 표기되고, 해마다 같은 회사인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고객 수가 많아 보이는 사업 설명과 달리, 실제 매출은 소수에게 쏠려 있다.

넷째, 앞을 내다볼 지표가 거의 없다. 수주잔고는 발주서뿐이고, 생산능력과 제품별 가격은 "산출하기 어렵다"며 공시하지 않는다. 설비를 늘려도 얼마나 늘었는지 숫자로 확인할 수 없고, 실적은 분기 매출이 나와야 비로소 보인다.

다섯째, 순이익에는 본업이 아닌 몫이 섞여 있다. 차입금이 없고 금융기관 예치금이 많아 이자수익이 꾸준히 들어오고, 외화 자산이 많아 환율에 따라 외환 손익이 오간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방향·폭이 다를 때는 이 영업외 손익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무엇이 발목을 잡는가

첫째 구조적 약점은 반도체 경기다. 회사는 계절에 따른 매출 변동은 작다고 설명하면서도, 경기가 꺾이면 고객사가 투자와 발주를 급격히 줄여 매출이 줄 수 있다고 명시한다. 실제로 2023년 매출은 전년보다 약 21% 줄었고, 핀 매출은 35% 넘게 줄었다. 소모품이라 수요가 사라지지는 않지만, 검사 물량과 신규 칩 개발이 함께 줄면 주문이 한꺼번에 줄어든다.

둘째는 고객 집중이다. 고객 세 곳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므로, 이 중 한 곳이 제품 개발 일정을 늦추거나 공급처를 나누면 전체 실적이 흔들린다. 게다가 고객 이름이 공개되지 않아, 외부에서는 그 위험이 어느 고객의 어떤 사정에 걸려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

셋째는 환율이다. 매출 대부분이 달러 등 외화로 들어오고, 외화 자산을 많이 들고 있다. 회사는 수출로 받는 외화와 원재료 구매로 나가는 외화가 비슷한 시기에 상쇄되어 급격한 환율 위험은 적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원화가 강해지면 같은 물량을 팔아도 원화 매출과 외화 자산의 평가액이 함께 줄어든다.

넷째는 기술 변화와 생산 집중이다. 회사는 반도체 패키지 공정이 줄어들고 바뀌는 흐름에 맞춰 연구개발을 한다고 적고 있다. 검사 방식이 칩 완성 후 검사(패키지 테스트)에서 웨이퍼 단계 검사 쪽으로 옮겨 가면, 소켓 중심인 매출 구조가 그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생산은 부산 한 지역에 모여 있고, 새 공장도 같은 부산에 짓는다. 한 지역에서 생산 차질이 생기면 대신할 곳이 없다.

다섯째는 지배구조다.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대표이사 개인이고, 특수관계인 지분은 사실상 없다. 회사를 누가 어떻게 이어받을지 공시된 계획이 없어, 최대주주 지분에 변화가 생기면 경영권과 주주 구성이 함께 움직일 수 있다.

<!-- 기준: 2026 반기보고서(제31기, rcpNo 20260814000445) · 2025 사업보고서(20260318000182) · 점검: 2026-09-25 -->

수정 이력
  • 2026-09-25상설 해설 최초 작성 (2026 반기보고서 제31기, 2026.08.14 접수 기준)
다른 기업도 궁금하다면종목명이나 종목코드로 찾아보세요.